광고 소재를 만들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제품의 어떤 부분을 강조해야 고객이 반응할까?”
가격을 강조할 수도 있고, 기능이나 성분을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고객이 겪는 불편을 보여주거나 제품을 사용한 이후의 변화를 먼저 제시할 수도 있죠. 같은 제품이라도 어떤 언어로 설명하느냐에 따라 광고 반응은 크게 달라집니다.
문제는 브랜드 내부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장점과 고객이 구매 이유로 받아들이는 장점이 자주 어긋난다는 것입니다. 제조 과정에서 공들인 부분이 고객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수 있고, 내부에서는 부차적으로 보던 특징이 실제 구매를 만드는 핵심 이유가 되기도 하죠.
LMF(Language-Market Fit)는 이 차이를 광고 데이터로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1. LMF(Language-Market Fit)란?
Language-Market Fit은 브랜드가 사용하는 언어와 고객이 자신의 문제·욕구·목표를 이해하는 언어가 맞아떨어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LMF는 제품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고객이 광고를 보는 순간 자신의 상황과 연결하고, “이건 나에게 필요한 제품일 수 있겠다”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자극 각질 케어 세럼을 판매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PHA 성분을 담은 저자극 각질 세럼
매일 사용해도 부담이 적은 각질 케어
화장이 자꾸 뜨는 날, 피부결부터 정돈하세요
자극 때문에 각질 관리를 포기했던 피부를 위한 세럼
모두 같은 제품을 설명하지만 메시지가 작동하는 방식은 다릅니다.
첫 번째는 성분과 기능을 설명합니다. 두 번째는 사용 편의성을, 세 번째는 구체적인 사용 상황을 건드립니다. 네 번째는 기존 제품을 사용하며 겪었던 실패 경험과 연결됩니다.
어느 메시지가 가장 좋다고 미리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미 PHA를 검색하는 고객에게는 성분 메시지가 빠르게 통할 수 있지만, 각질 관리 제품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던 고객에게는 ‘화장이 뜨는 상황’이 더 익숙한 문제일 수 있으니까요.
LMF는 좋은 카피 한 줄을 찾는 카피라이팅 기법과도 조금 다릅니다.
고객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어떤 상황에서 제품의 필요를 느끼는가
기능, 감정, 가격, 후기 중 어떤 정보가 구매를 움직이는가
클릭을 만드는 메시지와 구매를 만드는 메시지가 같은가
어떤 가치제안이 다른 포맷과 랜딩페이지로 확장될 수 있는가
따라서 LMF는 광고 카피 테스트이면서 동시에 브랜드의 가치제안을 검증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2. LMF 실험 방법
브랜드 그로스 에이전시 루터스컴퍼니에서는 LMF를 대체로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합니다.
1단계. 고객의 언어 수집하기
LMF는 먼저 고객이 제품을 어떤 상황에서 찾고, 무엇을 불편해하며, 어떤 표현으로 제품을 평가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는 다양한데요.
자사몰과 오픈마켓의 구매 후기
경쟁 상품의 긍정·부정 리뷰
고객센터 문의와 상담 내용
검색어 및 사이트 내부 검색 데이터
SNS 댓글과 커뮤니티 게시물
구매 고객 인터뷰
랜딩페이지 행동 데이터
기존 광고의 댓글과 검색 반응
이때, “편리하다”, “효과가 좋다”, “가성비가 좋다”처럼 범위가 넓은 표현은 그대로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점이 편리했는지, 이전에는 무엇이 불편했는지, 효과가 좋다는 말이 고객의 생활에서 어떤 변화를 뜻하는지 더 구체적으로 풀어야 하죠.
예를 들어 ‘사용하기 편하다’는 평가 안에는 서로 다른 구매 이유가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바쁜 아침에도 빠르게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제품을 겹쳐 바르지 않아도 된다.
별도의 도구나 세척 과정이 필요 없다.
외출이나 여행 중에도 가지고 다니기 쉽다.
고객의 표현을 그대로 모으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그 말이 발생한 상황과 맥락까지 확인해야 메시지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2단계. 메시지 앵글 추출
수집한 고객 언어는 몇 개의 메시지 앵글(Message Angle)로 정리합니다. 메시지 앵글이란, 제품을 바라보는 하나의 설득 방향입니다. (가치제안, USP, RTB 등 다양하게 불리고 구분되기도 하는 요소들인데, 루터스컴퍼니에서는 이를 통칭하여 메세지 앵글이라고 정의합니다)
메시지 앵글 | 확인하려는 질문 | 메시지 예시 |
|---|---|---|
Pain Point | 고객이 가장 피하고 싶은 불편은 무엇인가 | 각질 제거 후 따가움이 걱정됐다면 |
Situation | 필요가 가장 선명해지는 순간은 언제인가 | 화장이 들뜨는 아침, 피부결부터 정돈하세요 |
Desired Outcome | 고객이 원하는 변화는 무엇인가 | 매끈하고 균일해 보이는 피부결 |
Functional Benefit | 제품이 실제로 무엇을 해결하는가 | 저자극 각질 케어와 보습을 한 번에 |
Social Proof | 다른 사람의 선택이 구매 확신을 만드는가 | 민감성 피부 고객이 다시 찾은 데일리 세럼 |
Price·Offer | 가격과 혜택이 행동을 앞당기는가 | 첫 구매 20% 할인으로 시작하는 각질 케어 |
Comparison | 기존 대안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 강한 필링 대신 매일 조금씩 관리하세요 |
초기 실험 단계에서는 가능하면 상품, 타겟, 랜딩페이지와 소재 레이아웃을 통일하고, 메시지 앵글을 중심으로 A/B Test 구조를 만드는 편이 좋습니다. 광고 경매와 매체의 자동 최적화가 개입하므로 카피의 효과를 ‘순수하게’ 분리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 대신 다른 변수를 최대한 줄여 결과의 해석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죠.
3단계. 메시지와 포맷을 나눠 검증하기
1차: 메시지 앵글 검증
먼저 문제, 상황, 기능, 결과, 가격 등 큰 가치제안의 차이를 확인합니다.
2차: 카피와 표현 방식 검증
반응이 확인된 각도 안에서 구체적인 문장, 후킹 방식, 근거와 설득 순서를 바꿉니다.
3차: 포맷과 시각 요소 확장
검증된 메시지를 이미지, 숏폼, 캐러셀, 인플루언서 콘텐츠 등으로 확장합니다. 영상이라면 첫 장면, 제품 노출 시점, 사용 장면, CTA도 나눠서 볼 수 있습니다.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우연히 얻어걸린 우수 소재’ 한 개가 아니라, 다양한 포맷을 확장 가능한 Winning Creative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가령, ‘A 이미지의 ROAS가 높았다’는 결과만으로는 다음 소재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반면 “피부 성분을 설명하는 메시지보다 화장이 들뜨는 상황을 보여준 메시지가 신규 고객의 클릭과 구매 모두에서 우수했다”는 결과는 다른 이미지와 영상에도 적용할 수 있겠죠.
4단계. 성과 기반 액션 도출
성과는 퍼널을 따라 나눠서 읽어야 합니다.
결과 | 가능한 해석 | 다음 액션 |
|---|---|---|
CTR 상승, CVR 상승 | 메시지와 상품·랜딩의 연결이 좋음 | 포맷과 카피를 확장하고 예산 확대 |
CTR 상승, CVR 하락 | 호기심은 만들었지만 기대와 랜딩이 불일치 | 랜딩 정합성 점검, 과장된 후킹 여부 확인 |
CTR 하락, CVR 상승 | 도달 범위는 좁지만 구매 의도가 높은 메시지 | 고의도 세그먼트·리타겟에 활용 |
CTR 하락, CVR 하락 | 메시지 매력 또는 소재 주목도가 낮음 | 각도 재설계 또는 표현 방식 교체 |
장바구니율 상승, 구매율 정체 | 가치제안은 통하지만 가격·배송·신뢰 장벽 존재 | 혜택, 후기, 배송 및 교환 정보 보완 |
한 가지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CTR이 높고 CVR이 낮다고 해서 메시지가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광고와 랜딩페이지의 표현이 어긋났거나, 가격 경쟁력이 낮거나, 모바일 결제 과정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반대로 CVR이 높아도 광고가 기존 구매 의도가 높은 소수에게만 전달됐다면 확장 가능한 메시지라고 판단해서는 안되며, 소재별 지표뿐 아니라 도달 규모, 지출액, 신규 고객 비율과 실제 구매 건수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3. Andromeda·GEM 시대에도 LMF가 필요할까?
작년부터 Meta의 Andromeda와 GEM 업데이트 이후 광고 운영 방식에 대한 이야기도 달라졌습니다.
Andromeda는 수천만 개의 광고 후보 중 사용자와 관련성이 높은 후보를 추리는 검색·추천 단계의 시스템입니다. Meta는 Andromeda가 더 많은 광고 소재를 처리하면서 사용자와 광고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학습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하는데요. (출처: Meta Andromeda 공식 기술 자료)
GEM은 이보다 넓은 광고 추천 체계에 학습 결과를 전달하는 광고 파운데이션 모델입니다. Meta에 따르면 GEM은 대규모 행동 데이터와 연산 자원을 활용해 광고 관련 예측력을 높이고, 후속 추천 모델의 성능을 개선하는 역할을 합니다. (출처: Meta GEM 공식 기술 자료)
이러한 변화와 함께 Meta는 유사한 광고 세트를 지나치게 분리하지 말고 캠페인 구조를 단순화할 것을 권장해 왔습니다. 광고 세트가 쪼개지면 각 세트에 충분한 전환 데이터가 쌓이지 않고 학습 기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출처: Meta의 광고 세트 통합 가이드)
저 역시 이 가이드의 방향에는 동의합니다. 이미 검증된 제품과 메시지를 가지고 성과를 확대하는 단계라면 유사한 타깃과 광고 세트를 세세하게 나누는 것보다, 넓은 모수와 충분한 소재를 제공하고 Meta가 사람과 광고의 연결을 찾도록 맡기는 편이 효율적일 가능성이 크겠죠. 수많은 마케팅 KoL 역시 SNS를 통해 ‘LMF나 타겟/세트 쪼개기는 이제 더이상 의미가 없다’고 얘기해 왔는데요.
다만 저희 루터스컴퍼니는 이 원칙이 “이제 메시지 가설을 세우거나 LMF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Andromeda와 GEM은 어떤 사람에게 어떤 광고를 전달할지 판단하는 Meta의 시스템입니다. 브랜드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대신 결정해주는 브랜드 전략 도구는 아닙니다.
특히 초기 브랜드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아직 정답을 찾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고객은 우리 제품의 어떤 문제 해결 능력에 반응하는가
기능과 감정 중 어느 방향이 구매에 더 가까운가
클릭을 만드는 메시지와 구매를 만드는 메시지가 어떻게 다른가
어떤 구매 장벽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가
브랜드가 반복해서 가져갈 핵심 가치제안은 무엇인가
이 상태에서 서로 다른 메시지와 포맷을 한 광고 세트에 모두 넣으면 Meta는 성과가 날 가능성이 높은 소재에 빠르게 노출을 집중합니다. 물론, 효율 운영의 관점에서는 합리적이지만 브랜드가 얻는 학습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어떤 소재는 초반 노출을 충분히 받지 못해 판단 자체가 어렵고, 좋은 소재가 발견돼도 무엇이 성과를 만들었는지 분리하기 힘듭니다. 카피, 이미지, 모델, 포맷, 가격 혜택이 모두 다르면 해당 소재의 성과를 다음 제작에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도 모호해집니다.
클릭률은 높지만 구매 전환율이 낮은지, 노출 반응은 약하지만 실제 구매 의도는 높은지 확인하기도 어렵습니다. 소재 단위 성과는 볼 수 있어도 메시지 가설 단위의 학습 구조가 없다면 데이터가 다음 의사결정으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저 역시, 안드로메다 업데이트가 된 이후, 소재를 한 세트에 통합하여 운영하는 테스트를 다수 진행했었는데요. 당시 경험으로는 LMF 구조를 별도로 두었을 때보다 뚜렷한 성과 우위를 항상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내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요)
그렇다고 모든 메시지를 별도의 광고 세트로 나눠 오래 운영해야 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예산과 전환수가 적은 계정에서 세트를 과도하게 분리하면 결과의 변동성이 커지고,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도 부족해질테니까요.
그래서 현실적인 방식은 ‘탐색’과 ‘확장’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탐색 단계
소수의 핵심 메시지 가설만 선정
타깃과 랜딩 등 다른 변수는 최대한 통제
각 가설이 판단 가능한 수준의 노출과 클릭을 확보
CTR부터 구매까지 퍼널별 반응 확인
성과가 낮은 이유와 다음 가설 기록
확장 단계
검증된 메시지를 상시 성과 캠페인으로 이관
이미지, 영상, 캐러셀, PA 등으로 포맷 다각화
Meta의 브로드 타기팅과 자동화 기능 활용
효율과 볼륨을 기준으로 예산 확대
성과가 하락하면 새로운 메시지 탐색으로 복귀
결국, 테스트 캠페인은 브랜드가 배우기 위한 구조이고, 상시 캠페인은 Meta가 성과를 최적화하기 위한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캠페인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운영 방식도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Andromeda와 GEM이 발전할수록 광고주가 세밀한 타겟팅과 실험의 중요성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면 시스템에 제공할 소재의 역할은 더 커지고 있죠. (Andromeda 역시 늘어난 광고 후보와 다양한 크리에이티브를 바탕으로 더 적합한 광고를 찾도록 설계됐습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다양성은 같은 문구의 색상과 레이아웃을 조금씩 바꾼 소재 수십 개가 아닌, 고객의 서로 다른 문제, 상황, 욕망과 구매 장벽을 담은 가치제안의 다양성에 가깝습니다.
브랜드가 아직 고객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소재를 한곳에 모아 넣는 것만으로 그 답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Meta는 주어진 후보 중 성과가 날 가능성이 높은 광고를 고를 수 있지만, 브랜드가 앞으로 어떤 메시지를 축적해야 하는지까지 설명해주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초기 브랜드의 LMF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만 현 시대의 LMF는 과거처럼 타깃과 광고 세트를 끝없이 쪼개기 위한 LMF가 아니라, 고객이 반응하는 가치제안을 빠르게 찾고 이를 Meta가 학습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자산으로 넘기기 위한 과정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