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트리헛(Tree Hut)이라는 브랜드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국내에서는 올리브영 바디스크럽 대표 브랜드로 익숙한 이름입니다. 특히 시어 슈가 스크럽을 중심으로 “바디스크럽 근본템”이라는 인식을 만들었고, 올리브영 바디스크럽 카테고리에서도 오랜 기간 강한 존재감을 보여온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트리헛을 단순히 “올리브영에서 잘 팔리는 바디스크럽 브랜드” 정도로만 보긴 어렵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트리헛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바디케어 브랜드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트리헛의 모회사 나테라 인터내셔널(Naterra International)의 순매출은 2019년 약 4,000만 달러(약 594억 원) 수준에서 최근 약 4억 달러(약 5,48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 5년 만에 10배 가까운 성장을 만든 셈입니다.
특히 이 성장의 중심에는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확산된 트리헛 특유의 감각적인 사용감 콘텐츠가 있었습니다. 쫀득한 텍스처, 선명한 컬러, 향 중심의 샤워 루틴 콘텐츠가 #ShowerTok 흐름과 맞물리며, 트리헛은 “제품을 설명하는 브랜드”를 넘어 “사용 장면이 공유되는 브랜드”가 됐습니다.
(출처 : WWD, 「The Makers of Tree Hut Are Introducing a Second, ‘More Elevated’ Body Care Brand」, 2025.06.03)
트리헛은 최근 소셜에서 만든 팬덤을 바탕으로 브랜드 리뉴얼, 대형 영상 캠페인, 스트리밍·TV 광고까지 전개하며 본격적인 옴니채널 브랜드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즉, 소셜에서 발견되고, 이커머스에서 구매되고, 오프라인 유통에서 반복 구매되는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이러한 트리헛의 사례는 국내 뷰티 브랜드에게도 꽤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지금의 소비자는 단순히 “성분이 좋다”, “가격이 합리적이다”, “후기가 많다”는 메시지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제품의 질감, 향, 사용감, 욕실에 놓였을 때의 분위기, 그리고 나와 비슷한 사람이 실제로 쓰는 장면까지 함께 보고 판단하죠. 특히 바디케어처럼 감각적 경험이 중요한 카테고리에서는 제품 자체보다, 그 제품이 소비자의 루틴 안으로 어떻게 들어가는지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트리헛이 2025년 핸드케어 카테고리로 확장하며 진행한 아마존 신제품 캠페인은 단순한 우연의 성과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미 바디스크럽으로 강한 팬덤을 만든 브랜드가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을 론칭할 때, 첫 3개월 간 어떤 방식으로 인지도와 구매 전환을 성공적으로 설계했는지 보여주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트리헛은 세럼 인퓨즈드 핸드워시 런칭 캠페인을 통해 12주 동안 2억 2천만 회 이상의 노출을 만들었고, 예측 대비 8.5배 높은 노출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목표했던 판매량 역시 계획 대비 41% 빠르게 달성했습니다.
트리헛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단순히 전환 광고만 집행하지 않았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처음 발견하고, 사용 장면을 이해하고, 브랜드를 신뢰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전체 여정을 설계했죠. 신제품을 단순한 SKU 추가가 아니라, 브랜드를 한 단계 확장하는 캠페인으로 접근한 것입니다.
신제품 ‘콜드 스타트(Cold Start)’의 어려움
신제품을 출시할 때 많은 브랜드가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광고 효율입니다. 클릭률이 어떤지, 전환율이 나오는지, CPA가 목표 안에 들어오는지부터 확인하죠.
물론 전환 효율은 중요하지만 신제품 런칭 초반에는 광고 효율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습니다. 아직 소비자가 그 제품을 살 이유를 충분히 갖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리뷰가 충분하지 않거나, 판매 건수가 부족하거나, 검색량도 없는 상태이거나 하는 등의 이유죠.
브랜드 입장에서는 오랜 시간 준비한 신제품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선택지에 가깝습니다. 이게 바로 신제품이 마주하는 콜드 스타트(Cold Start)의 어려움입니다.
특히 뷰티·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는 더 그렇습니다. 소비자는 제품의 기능만 보고 구매하지 않습니다.
“내 루틴에 들어올 만한가?”
“향이나 텍스처가 마음에 들 것 같은가?”
“이 브랜드가 나와 맞는 감도를 가지고 있는가?”
“다른 사람들도 실제로 만족하고 있는가?”
이런 감각적 판단이 구매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신제품 런칭 초반에는 단순히 구매 버튼 앞까지 사람을 데려오는 것보다, 제품을 발견하고, 이해하고, 써보고 싶게 만드는 과정이 먼저 설계되어야 합니다.
01. 첫 3개월에 집중하라
신제품 런칭에서 첫 3개월은 브랜드가 시장 안에서 “이 제품이 될 제품인가”를 증명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이 시기에 충분한 노출과 관심, 초기 구매, 리뷰, 콘텐츠 반응이 쌓이면 이후 광고 효율과 유통 확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초반에 반응을 만들지 못하면, 이후 더 많은 예산을 써도 다시 모멘텀을 만드는 데 훨씬 큰 비용이 들어갑니다.
트리헛 역시 첫 3개월 안에 초기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 풀퍼널 관점으로 캠페인을 설계했습니다. 트리헛은 이미 바디스크럽과 로션으로 강한 팬덤을 가지고 있던 브랜드였습니다. 하지만 핸드케어는 또 다른 카테고리입니다. 기존 고객에게는 “트리헛이 핸드워시도 만든다”는 인식을 심어야 했고, 신규 고객에게는 “트리헛이라는 브랜드가 어떤 감도와 루틴을 제안하는지”부터 알려야 했습니다.
이는 SKU 1개를 늘리는 것을 넘어 기존 브랜드 자산을 새로운 카테고리로 확장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리헛이 선택한 것은 전환 광고 중심의 단기 판매 전략이 아니라, 소비자가 제품을 처음 발견하는 순간부터 구매에 이르기까지의 전체 여정을 설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02. 전환 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 접점’
트리헛 캠페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풀퍼널(Full-Funnel) 전략입니다. 풀퍼널이라는 말은 마케팅 업계에서 자주 쓰이지만, 단순히 여러 매체를 동시에 쓰는 것이 풀퍼널은 아닙니다. 인지 광고, 도달 광고, 전환 광고를 함께 켜는 것도 그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죠.
중요한 것은 각 접점이 소비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세밀하게 설계하는 것입니다.
트리헛은 스트리밍 비디오, 디스플레이 광고, 브랜드 스토어, Amazon Live를 함께 활용했습니다. 상단 퍼널에서는 제품을 발견하게 만들고, 중간 퍼널에서는 제품의 사용 맥락을 이해하게 만들고, 하단 퍼널에서는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다시 말해, 트리헛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팔 수 있을까?”만 고민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이 제품을 처음 어디서 발견해야 할까?”
“어떤 장면을 봤을 때 써보고 싶다고 느낄까?”
“기존 트리헛 팬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확장을 설득해야 할까?”
“신규 고객에게는 어떤 접점에서 브랜드를 소개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들을 먼저 던진 뒤, 각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접점을 미디어 믹스 안에 배치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풀퍼널적 관점은 국내외 어디서든 통용되는 전략인데요.
예를 들어 올리브영 입점을 앞둔 뷰티 브랜드라면, 단순히 상세페이지 유입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출시 초반에는 소비자가 제품을 처음 만나는 장면부터 설계해야 합니다.
인지 단계에서는 숏폼, 인플루언서 콘텐츠, 브랜드 메시지 광고를 통해 “이 제품이 왜 나왔는지”를 알리고, 고려 단계에서는 사용감, 전후 비교, 루틴 제안, 성분 포인트, 리뷰형 콘텐츠로 제품을 이해시키며, 전환 단계에서는 검색광고, 리타겟팅, 기획전, 쿠폰, 상세페이지 최적화로 구매 결정을 밀어주는 것이죠.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각 접점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브랜드 메세지를 잘 push하고 있느냐 하는 거겠죠.
03. 스펙보다 중요한 것은 ‘써보고 싶다’는 감각
트리헛 사례에서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크리에이티브입니다.
핸드워시는 기능적으로만 보면 차별화가 쉽지 않은 카테고리입니다. “잘 씻긴다”, “향이 좋다”, “성분이 좋다” 정도의 메시지만으로는 소비자의 기억에 남기 어렵죠.
그래서 트리헛은 제품 스펙을 나열하는 방식보다, 소비자의 일상 루틴 안에서 제품이 어떻게 경험되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텍스처, 향, 사용 후 느낌, 욕실이나 세면대 위에 놓였을 때의 분위기까지 함께 전달한 것이죠.
소비자는 제품 정보를 꼼꼼히 봅니다. 성분, 용량, 가격, 후기, 랭킹, 사용감까지 비교합니다. 하지만 최종 구매를 움직이는 것은 종종 정보 그 자체가 아니라, “나도 저렇게 써보고 싶다”는 감각입니다.
그래서 신제품 크리에이티브는 단순히 USP를 정리하는 데서 끝나면 안 됩니다.
“이 제품은 무엇이 좋은가?”보다 “이 제품은 어떤 순간에 쓰이고, 어떤 기분을 남기는가?”까지 보여줘야 합니다.
특히 바디케어, 스킨케어, 헤어케어, 향 관련 제품은 더 그렇습니다. 소비자는 기능을 사는 동시에, 루틴과 기분을 사죠. 트리헛이 소셜에서 강한 바이럴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보고 싶고 따라 해보고 싶은 장면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장면이 반복적으로 공유되면서 브랜드의 자산이 됐죠.
04. 인플루언서 협업을 통한 신뢰의 외주화(Out-Sourcing)
트리헛은 Amazon Live와 크리에이터를 함께 활용해, 소비자가 제품을 더 빠르게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국내에서는 이미 인플루언서, 숏폼, 공동구매, 라이브커머스, 올리브영 리뷰, 네이버 쇼핑 리뷰, 커뮤니티 후기가 매우 강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죠. 이때 신제품은 브랜드가 직접 말하는 메시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진짜 괜찮은가?”
“광고 말고 실제 사용감은 어떤가?”
“나와 비슷한 사람이 써도 만족할까?”
“후기가 충분히 쌓일 만한 제품인가?”
이때 크리에이터와 협업한 콘텐츠는 단순 노출 수단이 아니라, 신뢰를 빠르게 압축하는 장치가 됩니다. 브랜드 광고가 제품의 공식적인 언어를 만든다면, 인플루언서 콘텐츠는 소비자의 언어로 제품을 번역해 주는 것이죠.
신제품 런칭 초반에 인플루언서 시딩이나 PA(파트너십광고), 숏폼 콘텐츠를 함께 설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품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도달이 아니라, “써볼 만한 이유”를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파트너십 광고 A to Z 둘러보기 →)
특히 요즘처럼 광고 소재의 피로도가 빠르게 쌓이는 환경에서는 브랜드가 만든 소재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 사용자의 말투, 실제 욕실이나 화장대 위의 장면, 실제 루틴 안에서 제품이 쓰이는 모습이 더 강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K-뷰티 브랜드가 참고할 만한 인사이트
트리헛 사례를 국내 시장 관점에서 보면,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신제품 런칭은 퍼포먼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런칭 초반에는 아직 검색량도, 리뷰도, 구매 데이터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상태에서 전환 효율만 보고 캠페인을 판단하면, 가능성 있는 제품도 너무 빨리 실패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첫 90일에는 전환 지표와 함께 도달, 검색량 변화, 콘텐츠 반응, 장바구니, 리뷰 생성 속도, 재방문 흐름까지 같이 봐야 합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올리브영 랭킹, 네이버 검색량, SNS 언급량, 리뷰 증가 속도처럼 구매 전후의 신호를 함께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크리에이티브 메세지는 일관되어야 합니다.
매체마다 소재가 달라도,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핵심 인상은 같아야 합니다. “이 제품이 왜 나왔는지”, “누구의 어떤 루틴에 들어가는지”, “기존 제품과 무엇이 다른지”가 반복적으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일관성이 쌓이면 인지가 되고, 인지가 쌓이면 신뢰가 됩니다.
트리헛이 소셜에서 만든 감각을 광고와 유통 접점으로 확장한 것처럼, 국내 브랜드도 숏폼, 상세페이지, 광고 소재, 인플루언서 콘텐츠, 기획전 메시지가 따로 놀지 않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셋째, 인플루언서와 광고는 따로 보면 안 됩니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인플루언서 캠페인과 퍼포먼스 광고를 별도 과업처럼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신제품 런칭에서는 두 영역이 연결되어야 합니다.
인플루언서 콘텐츠로 사용 맥락을 만들고, 그중 반응이 좋은 콘텐츠를 광고 소재로 확장하고, 유입된 소비자를 상세페이지와 리타겟팅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그래야 콘텐츠가 단순 노출에서 끝나지 않고 실제 구매 여정 안에서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얼마를 썼는가’보다 ‘어떤 순서로 설계했는가’
신제품 런칭은 늘 불확실합니다. 시장 반응을 예측하기 어렵고, 초반 지표는 흔들리기 쉽고, 내부에서는 빠르게 매출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가 출시 직후부터 전환 캠페인에 예산을 집중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는 아직 그 제품을 모릅니다. 왜 필요한지도 모르고, 기존 제품과 무엇이 다른지도 모르고, 믿을 만한 후기나 사용 장면도 충분히 보지 못했습니다. 이 상태에서 구매만 강요하게 된다면 광고 효율은 쉽게 무너질 수 있죠.
트리헛 사례가 보여주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신제품의 첫 90일은 단순히 빠르게 많이 파는 시간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발견하고, 이해하고, 신뢰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길을 깔아주는 시간입니다.
국내 뷰티·라이프스타일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출시 초반에 필요한 질문은 “전환 캠페인 예산을 얼마로 잡을까?”가 아니라, “우리 제품을 처음 보는 소비자가 어떤 순서로 설득되어야 할까?”에 가깝습니다.
제품을 처음 만나는 순간,
사용 장면을 이해하는 순간,
다른 사람의 후기를 확인하는 순간,
구매를 결심하는 순간.
이 흐름이 설계되어 있을 때, 신제품은 단순한 SKU 하나가 아니라 브랜드의 다음 성장 동력이 됩니다.
이 시기에 만든 브랜드 인식과 신뢰는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트리헛은 바디스크럽을 잘 만든 브랜드에서, 사용감이 공유되는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소셜 기반 팬덤을 신제품 런칭과 옴니채널 캠페인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가 지금 참고해야 할 지점도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이 소비자의 루틴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설계하는 것. 그것이 신제품 론칭을 위한 진짜 전략입니다.
이 글은 하단의 참고 자료를 바탕으로, 에디터의 브랜드 마케팅 및 퍼포먼스 캠페인 운영 경험을 더해 작성했습니다.
Adweek, 「Making a Splash—How Tree Hut Fast-Tracked New Product Momentum」
Amazon Ads, 「Tree Hut’s hand wash launch reaches sales goal 41% faster with New Product Campaigns」
WWD, 「The Makers of Tree Hut Are Introducing a Second, ‘More Elevated’ Body Care Brand」, 2025.06.03
Olive Young, 트리헛 시어 슈가 스크럽 상품 및 브랜드 페이지
LBBOnline, 「Tree Hut Brings Colourful Chaos to the Super Bowl」